할 수 있어, 지금이라도.
게으른걸까.
글을 쓰고 싶다고, 우리 나라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타는 작가가 될 거라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장래희망을 적어내었다.
문학소녀 출신 엄마의 꿈을 내려받은 걸지도.
초등학교 때 제법 글짓기 상도 여러번 받고, 공중파 텔레비젼에도 출연해서 나는야 '강아지똥'이 될 거라고, '소공녀세라'는 물질만능주의에 젖은 바른 생활 어린이라면 당연히 '지양'해야 한다고 마이크 잡고 떠들었었댔다.
어렴풋이 그렇게 살아야한다고, 너무나 자본주의 세상과 맞지 않은 선비같은 청렴결백함이였달까, 고지식했달까.
태어나서 딱 한번 전교1등을 해본 중학교 시절 버프 받아, 당시 핫했던 특수고에 진학했고, 새벽부터 밤까지 학교에서 보내던 그 많은 시간 동안, '날적이', 친구들과의 '쪽지' 주고 받기로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달랬었다.
대학교에 들어가니, 문대의 수준은 과연...과방의 '날적이'에 각자의 필명과 함께 친필로 쓰여진 수많은 글들은, 나를 주눅들게 할만큼 문학성, 예술성, 기교...아무튼 다 뛰어났었다.
'아시아의 딸'이라고 불릴만큼 어학연수에 교환학생-이라고 쓰고 나라 바꿔 노는 먹고 놀자 대학생-, 배낭여행을 모조리 다 아시아에서만 했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다이어리를 들고 다니면서 일기처럼 적어댔었다. 그 다이어리들은 어딘가에 있을텐데,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단 한번도 펼쳐 본 적 없다.
그리고는, 한.......참 후 육아일기란 걸 좀 썼었고.
결혼 후 그간 팔자에 없던 유럽 땅을 밟고, 이래저래 풍파 겪으며, 블로그라도 해야지, 해야지 하다 시간은 참 허무하게도 흘러버렸다.
이제서라도 글을 써볼까.
게으름과, 허영을 접고. 부담도 너무 큰 기대도 말고.
할 수 있어, 이제라도.
내 자신에게 속삭여보자.
해보자.
어디서건 살아남아왔잖아? Good Survival Tr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