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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MSC 월드 유로파: 6. Day5 메시나 & 타오르미나 - 크루즈 지중해 가족여행

by Good Survival Track의 이야기 2025. 6. 13.

오늘의 드레스코드, 화이트!

MSC크루즈를 타면 보통 한번은 나온다는 하얀색으로 옷 입는 날. 배 타기 전에는 대체 언제일까 궁금했는데, 딱 2번 드레스코드 제안이 뜨더라. 이날이 "하얀색", 이 다음날이 "엘레강스". 

사실 크루즈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얼마나 드레시한 옷을 입어야 하는지, 매일 저녁마다 차려 입어야 하는지 타기 전에는 궁금한 게 정말 많았다. 매일매일 드레스업할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 중 두번 정도는 이쁘게 입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얗게 입는 게 촌스러울 것 같아서 자켓만 하얀색으로 하고, 살구색 원피스를 입었었는데 이는 엄청난 오산이었다. 전부 다 올 화이트!여야 하더라. 

시칠리아 섬

보고 가면 좋을 자료들:

 

나폴리 4부작 세트 - 전4권 : 알라딘

이탈리아 나폴리 폐허에서도 빛나는 두 여자의 우정을 담은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나폴리 4부작. 엘레나 페란테. 현재 세계 문단에서 유명한 작가이지만 베일에 싸여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작가

www.aladin.co.kr

크루즈 배가 들어간 메시나에서 타오르미나까지는 한 55킬로미터 정도. 버스나 기차로 갈 수 있다

 

타오르미나

타오르미나 원형극장은 그리스, 로마 시대때부터 있던 곳으로, 여기서 활화산인 에트나도 날 좋으면 보이고 경치가 끝내주며, 괴테가 사랑하던 곳이라고 tvN 알쓸별잡 지중해 편을 보신 어머니께서 꼭 가보고 싶다 하셨다. 

나폴리항에서도 그랬지만, 여기 메시나 항에서도 배에서 내리자마자 수많은 택시 호객꾼들이 타오르미나까지 250유로에 가주겠다며 달려들었다.

하하 웃기셔 우린 일인당 6유로 정도만 내고 기차로 갈 건데? 미리 기차표도 다 사뒀는데? 

 

하지만....우리가 예상 못했던 것은 이날 기차파업이 예고되었고, 갈때는 기차로 갈 수 있었지만 올때 기차가 취소되었다는 것.

고속버스로 가면 볼 수 없는, 기차를 타면 볼 수 있는 해변의 풍경. 기차 안에서 이렇게 핸드폰 충전도 할 수 있다.

 

타오르미나 원형 극장

우리 일행 중 날씨요정날씨요괴가 동시에 존재하는지, 살짝 비가 왔다가 또 쨍하니 해가 나왔다.

멀리 활화산 에트나가 보이고, 그리스 로마 시대때부터 있었던 2000년도 넘은 원형극장에서 지중해를 내려다보며, 원없이 풍경을 눈으로 담고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셀카봉 만세

 

참고하세요

  • 원형 극장 카페테라스는 경치는 좋지만 엄청 비싸고 엄청 맛없음 경치값인가
  • 시칠리아 섬에서 살만한 기념품: 피스타치오가 유명. 원형 극장 가는 길에 기념품샵에서 빵에 발라먹는 피스타치오 크림, 아몬드 크림 팔아요. 요 병들이 100밀리 넘었는데, 깜빡 잊고 부치는 짐에 안 넣었다 공항 수색대에게 뺏겼다 크흑 나 바보
  • 엽서 사서 한국에 부치고 싶으신 분들은 현재는 미안하지만 못 해유. EU 안에서만 되는 우표만 팔더이다.

 

눈뜨고 당할뻔한 시칠리아 택시 눈탱이

원래 우리의 계획은 타오르미나 원형극장 유적지에서 제일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1) 14시15분에 로컬 버스를 타고 메시나까지 가는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가서, 2) 거기서 14시40분에 시외버스를 타면 한시간 쯤 걸려 메시나에 도착하고, 3) 메시나 역에서 도보로 배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난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관1

14시 15분에 온다던 버스가 25분이 다되도록 오지 않았다....14시40분 버스타러 못 가면 우린 배로 못 가는데...이게 마지막 시외버슨데...다급해서 직원들에게 물어도 다들 "올거야 기다려" 도돌이표.... 1.1유로 곱하기 6 안녕...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버스 정류장에 떡하니 정차하고 있던 밴 택시로 갔다.

 

난관2

대머리의 택시 아저씨는 운전석 핸들에 머리를 박고 낮잠 중. 다급한 우리가 유리창을 두드리니, "낮잠 자기 너무 좋은 날씨네"라며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띄고 일어나더라. 우리가 타야하는 시외버스 정류장 주소를 부르며, 여기까지 가달라고 하니 (도보로 20분, 차로 5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 "30유로"라는 거다. 헉.... 너무 비싸! 했더니 큰...선심이라도 쓰는 듯 "그래, 25유로"라고 하는데, 평소같았음 더 깎았겠지만 일단 맘이 너무 급하고 어르신들이 그냥 타자하셔서 탑승.

근데 이 아저씨가 우리 내려줄 때되니 갑자기 "내가 알기론 여기서 메시나 가는 버스가 안 서는데...."라며 운을 띄우더니, 안 그래도 불안에 가득찬 우리의 불안감에 불을 지피는 거다. 동생이 공식 시외버스 웹사이트에 나온 시간표와 주소를 보여주며 "이렇게 나와 우리가 표도 예매했어"라고 했는데도 "For me No, For you Yes"라며 끝까지 우릴 불안하게 하는 거다. 나중에 안 건데 새빨간 거짓말

그러더니 본색 드러내심.

"나한테 150유로만 주면 내가 여기서부터 크루즈 터미널까지 바로 꽂아줄게" 2분 거리 30유로라더니 한시간 거리가 150유로가 되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넘어가지 않았다! 동생과 나는 아직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시칠리아 눈탱이 당할 뻔한 썰.

 

난관3

표에 나와있는 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이 14시30분. 

근데 우리 표에는 14시40분 도착한다고 나왔있는데, 이 정류장 표지판에는 14시35분이라고 써 있고.

버스가 도착한 시각은 14시46분....

이 16분 사이에 얼마나 맘을 또 졸였는지...안 올까봐...

 

난관4

버스에 오르니 이미 거의 만원이었다. 서서 가려고 했는데, 고속도로 통과하는 시외버스라 기사가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앉으라고 하는거다. 그와중에 자기 옆에 가방 두고 자고 있는 불란서놈, 자기 옆 가방 안 치우려는 시칠리아 언니... 나는 막내를 무릎 위에 앉히고..고생이었지만...이제 배는 탈 수 있다는 안도감이 피로함을 이겼다.

 

 

교훈

메시나 역에 내리니 버스에서 썼던 엽서를 우체국에 들려 부치고 갈 시간은 되길래, 다들 잠깐 메시나 광장 보고 나폴리에서도 먹었던 아란치니를 간식으로 사먹고 들어갈 여유까지 있었다. 지나가던 시칠리아 분이 오지랍, 삼각형 아란치니는 요렇게 들고 먹는거라며.

  • 나폴리나 메시나처럼, 남부 이탈리아에는 대중교통의 리스크가 있다. 
  • 거짓말하는 택시기사도 있다.
  • 기차 파업이 수시로 있을 수 있으니 항상 체크하자.
  • 이태리 남부 같은 곳에서는 돈 좀 들여도 패키지를 하자, 나이드신 어르신들이랑 같이 간다면.